영화는 말한다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 (2011)_어떻게 우정이 가능했을까?

영화는설왕은 2023. 2. 10. 07:12

2011년에 나온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은 프랑스에서 약 2000만 명의 관객이 들어왔던 대박 영화이다. 프랑스에서 타이타닉이 그 정도 관객이 들어왔다고 하는데 타이타닉 급 흥행을 일으킨 영화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에 개봉했는데 약 170만 명의 관객이 보았다. 우리나라에서도 꽤 흥행한 작품이다.

 

 

상위 1% 남자와 하위 1% 남자의 우정을 그린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냥 제목으로 설명하자면 그렇다. 패러글라이딩을 하다가 경추 골절로 목 아래 감각을 잃어버린 필립과 강도 혐의로 복역한 이후에 취업보조금으로 근근이 생활하던 드리스 사이에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다. 

 

볼 만한 영화였으나 이렇게 관객이 많이 들 만한 영화였다는 사실이 놀랍다. 어느 부분에서 사람들은 이 영화에 열광했을까? 특별히 프랑스 사람들은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었을까? 우리나라에서는 유명세를 타고 들어온 영화라서 그 정도 흥행은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영화>에서 보면 평점이 매우 높아서 아마도 평점을 보고 영화를 보는 사람이라면 혹할 것 같다. 

 

* 필립에게 드리스가 특별했던 이유는?

어떻게 프랑스 상류층 사람과 전과 기록이 있는 하류층 사람이 서로 우정을 만들어 갈 수 있었을까? 필립에게 어떤 특별한 것이 있었을까? 전과자라도 편견 없이 대하는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였을까? 영화로 보면 그렇지 않다. 필립은 고상하고 점잖은 사람이기는 하나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라고 할 만한 부분이 엿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드리스는 어떨까? 그는 상류층에 속한 사람에게 무시와 모욕을 당해도 그것을 견뎌낼 만한 자존감을 가진 사람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강도 혐의로 복역한 드리스의 행동과 말은 전과자의 그것으로 보인다. 드리스는 매우 거칠고 무례하다. 그런데 필립과 드리스가 서로 우정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은 드리스가 사려 깊지 못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드리스는 필립에게 중증 장애가 있어서 목 아래의 몸을 움직이지도 못하고 감각도 없다는 사실을 자주 까먹는다. 필립은 드리스가 자신을 비장애인으로 대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것은 정말 좋은 쪽으로 해석해 주는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드리스가 사려 깊지 못하다고 당장에 쫓겨났을 것 같다. 하지만 필립이 원하는 것은 오히려 이런 무심함이었던 것이다. 자신을 막 대하는 드리스에게 호감을 느낀 필립 덕분에 두 사람이 우정을 나눌 수 있었다. 마치 재벌이 자신에게 막 대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과 비슷한 구조라고 할까? 타인을 자신과 똑같은 사람으로 대하는 것이 인간이 가져야 할 좋은 자세이나, 보통은 그렇지 않으니까... 그러나 드리스는 타고난 무신경 덕분에 필립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그래도 필립은 드리스 덕분에 하고 싶은 것 많이 했다

나는 이 영화에서 탄탄대로를 걸어온 사람과 막 자란 사람의 차이를 보았다. 전자가 좋고 후자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드리스는 자신이 처한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거칠게 자라온 측면이 있다. 다르게 말하면 성공을 많이 한 사람과 실패를 많이 한 사람의 차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드리스의 성격도 영향을 끼쳤을 것 같지만 두 사람의 가정환경과 자라온 배경이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실패를 많이 하지 않는 사람은 실패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필립 같은 사람에게 삶이란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다. 그냥 하면 된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된다. 그러면 성공한다. 그러나 드리스는 그렇지 않다. 해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이 훨씬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드리스는 막 들이댄다. 어차피 안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패 따위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로 인해 괴로워할 것도 없다. 그냥 실패가 일상이니까. 그래서 막 들이대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욕망을 향해 그냥 달려간다.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감옥에 갔다 오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삶의 자세는 필립에게 도움을 주었다. 장애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여자를 사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필립은 드리스 덕분에 펜팔을 하던 사람과 만날 수 있었다.